[특수 미션] 6 - 5. 보고하다. (完)
임무를 받고 보고를 하는 일은 특별히 예전과 다를게 없는게 분명한 대도 부름을 받고 온 방 안의 분위기는 어쩐지 서늘하고 무거웠다. 아가나빌은 관심없이 그 안을 한번 둘러보곤 중앙쪽으로가 시립하고 섰다.
오르가가 책상에 앉아서 몇가지 서류를 뒤적이다 모아 탁탁, 정리를 하더니 아가나빌을 응시했다.
“몇 가지 질문을 하겠습니다. 이 질문에 거짓됨 없이 대답해 주십시오.”
아가나빌이 그의 시선을 한번 보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미션 시행 전에 라바테 단원 이외의 사람을 만난 적이 있습니까?”
“렌 오펜하우드 아이레나. 그리고, 리타.”
살짝 내리깔고 아가나빌은 순순히 대답을 했다. 무언가 한 번 더 말이 이어 나올 법 한데 필요한 대답만 하고 침묵하는 아가나빌에 오르가는 안경을 슬쩍 치켜 올렸다.
“무엇을 했는지 물어도 됩니까?”
“...리타와는 이야기만 잠시 했고, 렌 오펜하우드 아이레나와는 섹스를 했습니다.”
오르가가 미간을 찌푸리며 아가나빌을 바라보았다. 아가나빌은 오르가를 응시하지 않았고 그저 자신의 앞쪽에 있는 오르가가 앉아있는 책상 모서리만 몽롱한 시선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이번 임무를 다녀와서 아가나빌은 무언가 분위기가 변한 듯 하다. 후유증인가. 속으로 중얼 거린 오르가는 흠흠, 하고 마른 기침을 몇 번 하곤 다시 손안에 든 서류로 시선을 내렸다. 질문이 이어졌다.
“미션에 대한 내용을 사전에 외부인에게 유출한 적이 있습니까?”
“아니오.”
“임무를 진행하는 장소 및 상황에 대해 다른 단원에게 이야기 한 적은?”
“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임무 도중 갑자기 대우가 달라졌다고 생각 될 때 주변의 분위기 및 상황은 어떠했습니까?”
아가나빌의 멍했던 시선이 문득 기억을 더듬는지 복잡하게 움직였다. 빠르게 이어지던 질문과 답변의 흐름이 끊어지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유르세프.. 아니, 부대사관은 정체보다는 고문을 가하는 것을 더 신경 썼던 것 같습니다. 보고서에 올렸던 다른 대사관에서 열렸던 파티에서도 막상 구경자체보단 직접 조롱하고 가학하는 편을 더 즐거워했습니다. 잠입해서의 그는 대부분이 그런 식이었기에 들켰다고 생각했을 땐 이미 지하 감옥이었습니다.”
“임무 도중.. 특별히 특혜를 받은 단원이 있습니까?”
“...저 말고 다른 단원이 있었느냐고 여쭙고 싶군요.”
오르가는 수긍하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가볍고 빠르게 종이에 무언가를 적어 갈겼다. 사각거리며 펜이 종이를 갈기는 소리가 듣기는 좋지만, 저렇게 글씨를 쓰면 나중에 알아 볼 수는 있는걸까, 싶은 생각이 들었으나 곧 흥미를 잃은 아가나빌이 이번엔 책상 다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미션 도중 특별히 고문을 받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보호 받은 단원이 있습니까?”
“-아론이라고 말하면 노발 대발 하시겠지만 애석하게도 아론도 비슷하게 고문당했습니다.”
애석하다는 말에 오르가의 분위기에 조금 날이 선다. 예전 같으면 그 반응에 바로 시정에 들어갔겠지만 지금은 왠지 모두 부질없게 느껴진다.
지루하다. 아마도 임무를 다녀온 단원들에게 전부 같은 질문을 하는 모양인데 애초에 팀으로 임무에 들어간게 아닌 이상 그 질문의 대다수는 아가나빌에게는 의미가 없었다.
“미션 도중 잠입한 곳의 담당이나 감시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의 수상쩍은 행동을 한 단원이 있습니까?..아니, 이것도 필요치 않은 질문이겠군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죠. 평소 다른 단원들과 어색하거나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단원이 있다면 반드시 이름을 말해 주십시오.”
“애초에 다른 단원들과 그리 친하게 지낸 기억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삐딱한 듯한 아가나빌의 대답에 오르가는 그것이 비꼬는 것인지 진심인지를 살피려 아가나빌을 꼼꼼히 살폈다. 그러나 아가나빌은 의욕없는 지친얼굴로 멍하니 바닥 한구석만을 바라볼 뿐 무언가 숨기려거나 노리고 있다는 기색은 읽히지 않았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당신은 라바테 세르펜을 배신했습니까?”
아가나빌이 방에 들어오고 나서 두 번째로 오르가와 눈이 마주쳤다. 부옇게 혼탁했던 눈동자가 순식간에 초점이 잡히고 오르가를 뚫어져라 바라본다. 그리곤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것이 명령이라면 따르겠습니다.”
침묵이 흘렀다.
“...살아 돌아온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아가나빌 단원. 개인적으로 충고해드리자면 의무실에 가기보다는 심각한 상처가 아니라면 스스로 치료하는 편을 추천해 드리지요.”
“기억하겠습니다.”
가볍게 고개를 까닥이며 인사를 건낸 아가나빌이 흘끗, 오르가를 한번 더 바라보곤 웃었다. 지루하게 늘어졌던 그의 표정에 드리운 미소는 이를 드러내고 있음에도 웃는 다는 느낌보다는 음험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리곤 방문을 열고 나갔다.
---------------------------------------
이렇게 짧은 미션은 처음인것 같아여, 데헷.
근데 미션이 끝나니까 마음은 후련하네요........후아....ㅇ<-<